경제·관계·건강 전반이 스트레스…소비는 확장보다 ‘선택’으로 이동
2026년 전망엔 기대·관망·우려 교차, 핵심 키워드는 ‘건강’과 ‘안정’

[피앤피뉴스=마성배 기자] 정치·경제 전반에서 굵직한 변화가 이어졌던 2025년이었지만, 개인이 체감한 한 해의 평가는 다소 다른 결을 보였다.
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(PMI)가 GS&패널을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,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‘2025 연말 리포트’에 따르면, 응답자의 과반인 57.8%는 자신의 2025년을 ‘큰 변화 없이 지나간 한 해’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.
‘솔직히 많이 힘들었다’는 응답은 31.0%였고, ‘생각보다 잘 풀렸다’고 평가한 비율은 11.3%에 그쳤다. 사회 구조와 환경은 크게 요동쳤지만, 개인의 삶에서는 눈에 띄는 전환점보다는 일상의 연속선 위에서 한 해를 버텨냈다는 감정이 연말 인식의 중심을 이룬 셈이다. 성취보다는 “그 자리에 있었다”는 감각이 2025년을 정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.
스트레스 요인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았다. 2025년 한 해 동안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을 묻자 ‘물가·금리 등 경제 변동’이 23.6%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, ‘인간관계 피로’가 22.9%로 뒤를 이었다. 여기에 건강 관리 부담(16.2%)과 번아웃·과로(12.4%)가 더해지며, 스트레스가 일과 관계, 몸과 마음 전반으로 확산된 모습이 확인됐다.
이 같은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택한 대응 방식은 비교적 현실적이었다.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가장 꾸준히 실천한 활동으로는 운동·걷기 등 건강 루틴이 37.9%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. 반면 ‘특별히 실천한 루틴이 없다’는 응답도 20.9%로 두 번째를 차지해, 적극적인 관리보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선택 역시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. 그 외에는 나를 위한 소소한 보상 소비(12.6%), 명상·휴식·마음 챙김(12.0%), 취미 활동(7.8%), 디지털 디톡스(5.3%), 취향 커뮤니티나 모임 참여(3.5%) 순으로 나타났다.
소비 인식에서도 2025년의 분위기는 분명히 드러났다. ‘올해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’를 묻는 질문에 ‘특별히 만족스러운 소비는 없었다’는 응답이 29.9%로 가장 많았다. 소비가 줄었다기보다, 한 해를 돌아보며 뚜렷하게 기억에 남을 만한 소비 경험이 많지 않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. 그 다음으로는 여행·공연·맛집 등 경험 소비(23.5%), 건강·웰빙 관련 소비(13.1%), 의류·뷰티·취향 아이템 등 자기 표현 소비(10.2%)가 뒤를 이었다.

이 흐름은 2026년 지출 계획에서도 이어졌다.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에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로는 ‘저축·재테크’가 37.9%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. 이어 웰빙·건강 관리(21.5%), 여행·공연·전시 등 경험 소비(19.8%), 자기계발·교육(9.8%) 순이었고, 윤리적·지속 가능 소비(5.6%)와 AI 기기·서비스(5.4%)도 뒤를 이었다. 특히 40~50대에서는 저축·재테크를 선택한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.
2026년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았다. ‘내년이 기대된다’는 응답은 32.8%였지만, ‘기대되지 않고 걱정이 더 크다’는 응답도 21.9%에 달했다. 가장 많은 응답은 ‘그냥 그렇다’로 45.3%를 차지해, 뚜렷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관망에 가까운 태도가 우세했음을 보여준다.
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삶의 키워드로는 전 세대에서 ‘건강’과 ‘안정’이 가장 많이 선택됐고, 20대는 성장, 30대와 60대는 여유, 40~50대는 풍요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.
피앤피뉴스 / 마성배 기자 gosiweek@gmail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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